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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미술상 선정작가 2인 ‘강운’, ‘홍순명‘ 展

  • 전시기간 23.04.20 - 23.05.14
  • 전시장소 용산 전쟁기념관 특별 전시실
  • 전시작가 강운, 홍순명

호반문화재단은 단순한 시상이 아닌, 두 작가의 회고전을 기획함으로써 이들의 작품세계를 깊이 조명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국내외 비평가 매칭과 출판 및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그간의 작업을 돌아보고 또 세계화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입니다. 시장논리나 주류 미술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오랜 기간 묵묵히 자신의 길을 밟아 온 두 작가의 앞으로의 길을 응원합니다. 호반문화재단이 든든한 지원자이자 동반자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2023 호반미술상
HOBAN ARTIST AWARDS


 

호반미술상은 재단법인 호반문화재단(이사장 우현희)에서 국내 중견∙원로작가를 지원하기 위해 2022년에 제정되었습니다. 호반문화재단은 투명하고 공정한 작가 선정을 위해 시각예술 분야의 중진들로 구성된 추천위원회와 심사위원회를 분리하여 철저한 개별 심사로 운영하였습니다. 다양한 미술 분야의 추천과 공정한 심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국 미술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두명의 작가를 선정하였습니다. ‘강운’은 하늘과 구름이라는 자연의 순수 형태와 내면에 대한 탐구를 이어오며 지속적인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의 태도와 깊은 상처의 치유 과정으로 변화된 최근 작업은 ‘시각적 촉각’의 표현이 두드러진 작가의 내면이 응집된 결과입니다. ‘홍순명’의 오랜 기간 ‘부분과 전체’라는 명제로 회화, 설치, 조각,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로 그 시대의 사건과 역사 등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중심에서 비껴 선 구석에서, 전체가 아닌 부분에서 시작하는 작업 방식이 작가가 진실과 실체에 다가서는 예술에 대한 태도입니다. 호반문화재단은 시상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두 작가의 회고전을 기획함과 동시에 국내외 비평가를 매칭하여 그간의 작업세계에 대한 정리를 돕고, 나아가 출판과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서 활발한 해외 지원을 도모할 예정입니다. 시장논리나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오랜 기간 묵묵히 자신의 길을 밟아 온 두 작가의 앞으로의 길을 응원하고 호반문화재단이 든든한 지원자이자 동반자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한 자리에서 보기 힘든 두 작가의 초기 작업에서부터 최근 신작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예술과 사회에 대한 고민을 함께 느껴 보시기를 바랍니다.



 


 



 


홍순명 Hong Soun  

홍순명은 회화에서부터 입체, 설치, 판화, 미디어아트 등을 넘나들며 독창적인 실험 작업을 펼쳐온 작가이다. 지난 20년 동안 ‘부분과 전체’의 명제아래 동시대의 사건과 역사,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사이드스케이프(Sidescape)’라는 독창적 미학으로 심화하고 확장해 왔다. ‘부분과 전체’는 ‘사이드스케이프’처럼 중심이 아닌 주변의 관점으로 중심과 주변의 관계를 전복시켜 보편적 미의 기준과 범위, 경계를 흔드는 홍순명 예술 미학의 핵심 개념이다. ‘지금 보고 있는 것, 그 진실의 경계는 어디인지’, 홍순명은 국내외 사회 정치적 사건의 현장을 담은 사진이나 현장 사물을 활용한 실험적 작업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에도 여전히 반복될 수 있는 진실의 불확실성에 관해 끝없이 질문한다. 그리고 그 해답을 얻고자 지배와 피지배, 겉과 속, 내부와 외부, 미와 추, 진실과 거짓 등 고정되고 고착된 대립적 관계를 해체하고 주변의 경치와 관점으로 끈질기게 파고든다.N회화의 경우 추상적이면서 독립적인 이미지〔부분〕의 캔버스를 수십, 수백개 조합, 배치해 사회적 사건이나 역사적 재난을 암시하는 하나의 거대한 풍경〔전체〕을 펼쳐내며 중심과 주변의 관계를 뒤흔들어 우리의 인식을 재편집한다. 때로는 거대한 자연재해 혹은 인재(人災)의 현장마저 ‘어떤 지점’을 미적으로 바라보려는 인간(자신)의 이중성을 밝히고, 동시에 지금 보고 있는 실체적 진위의 재발견을 유도한다. 입체 또한 같은 맥락이다.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 진실의 실체는 결국 인식과 관점의 차이에서 새로운 층위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독창적 ‘랩(wrap) 포장’으로 위장(僞裝)한 대상을 통해 보여준다. 어떤 사물에 투명한 비닐이 겹쳐질수록 실체는 불투명해지고, 부분과 전체의 경계도 불확실하고 모호해진다. 궁극에 포장된 대상은 오브제의 출처와 관련된 의미와 함께 은폐된 실체가 무엇인지 의심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사이드 스케이프’, ‘메모리 스케이프’, ‘사소한 기념비’, ‘장밋빛 인생’ 등 여러 주제의 전시에서 홍순명이 일관되게 강조한 것은 뚜렷하다. ‘부분과 전체, 중심에서 주변으로 시선의 확장과 믿음의 전복을 통한 새로운 가치발견’이다. 홍순명의 작품세계가 쌓아온 힘이다. 홍순명이 주목하는 시선의 가치와 의미를 좇아가며 그가 말하는 진실에 귀기울이게 되는 이유이다.



 





 
 
 


강운 Kang Un


화가 강운(姜雲) 하면, 광활한 들판 위 불어오는 거센 바람 앞에 자신을 홀로 세워 자연을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구름 작가’로 명성을 얻었을 때부터 최근까지 언제나 쉼 없이 작품의 변화를 스스로 독촉해왔다는 느낌 때문이다. ‘<밤으로부터>-<순수형태>-<순수형태-순환>-<空 위에 空>-<공기와 꿈>-<물 위를 긋다>-<바람소리 그리고 흔적>-<마음산책>’으로 이어 온 변화는 안주를 거부하는 작가 의지와 태도의 결과이다. ‘시상(視象)에서 심상(心狀)으로’ 구름이 지나간 자리를 마음으로 채우려 한 과정이 읽힌다. 강운은 철저한 자기 들여다보기를 통해 내면세계를 탐구하며 온전한 자신의 길을 정리하려 애써왔다. 그 과정에서 치유하지 못한 채 묻어두었던 상처가 돋아나는 아픔을 겪기도 하지만, 더는 감추지 않고 당당하게 내세워 부딪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깊은 상처는 마음의 상흔으로 남기 마련이다. 마음에 박힌 상흔을 캔버스 위에 글로 적고, 그 위를 다양한 색으로 덮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은 자기 치유의 과정이자 구도(求道)이다. 미술계의 편견이나 시장논리, 작가위상이나 현실 안위로부터 자신을 떨어뜨려 오직 자유롭고, 끝없는 자기 탐구와 변화에 몰입하는 강운의 스타일은 근작의 ‘마음산책’시리즈를 통해 더욱 강운다워졌다. ‘시각적 촉각’으로 전해지는 요철의 질감은 작가의 마음 깊숙이 켜켜이 쌓여있던 수많은 감정들이다. 언어로 표현하지 못한 숱한 감정의 알맹이들이 화면 가득 엉기고 웅웅거리듯 보는 이의 마음을 붙든다. 더불어 단색조의 거친 표면, 그 표면의 균열 사이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바탕색(본질, 근원, 마음)은 고독하고, 슬프다. 그러다가 보는 각도와 시선에 따라 이내 메마름을 거둬내고, 촉촉하게 빛난다. 순간 아름답고 숭고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오롯이 자연을 탐색하던 시상이 자기 성찰을 거치며 심상에서 발산되는 색의 결정체로 응집된 결과이다. <마음산책>의 힘이다. 강운다움으로 올곧게 자기 조형언어(색, 기법, 크기, 구성방식 등)를 고집해나가는 그의 예술세계는 지역성을 떠나 한국현대미술의 한 장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미술로 거듭나고 있다.